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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보다 높은 엄마의 손을 잡고 다녔을 때엔 인사할 사람이 나타나면 엄마가 내 손을 한번씩 꼭쥐는게 인사하라는 신호였다. 그렇게 인사라는 걸 배워서 인사는 잘하지만 기본적인 인사외에 인사치레라고 부를 수 있는 안부 묻기나 누군가 아플 때 괜찮냐는 말은 하지 않았다. 살아 있으면 잘 살고 있는거겠지 생각했고 피 안나면 괜찮은거지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놀라거나 아프다하면 반사적으로 괜찮냐는 말을 한다. 나는 반사적이라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게 생각안할 수도 있겠다. 하여튼 고마운 사람 덕분에 생긴 습관이다. 그리고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통성명을 한다. 안녕하세요 뭐하고 있는 누구누구입니다. 또 오랜만에 누굴 만나면 그 사람의 안부를 묻는다. 전에는 잘 하지 않았던 것들이라 아직 어색하긴하지만 그래도 점점 입에 붙어가는 것 같다.

이렇게 연습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남들과의 관계도 잘 이어지게됐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서로 알게되는 거고 알게됨의 시작은 인사부터다. 전에는 내 할일만 잘하면 인간관계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생각해서 남들한테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오고가는게 있어야 더 깊은 사이가 된다는걸 알았다. 오고가는 인사치레속에 관계는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