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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과 직원의 거리

category 카테고리 없음 2021. 8. 29. 17:49

요새 점점 가게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과 멀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멀어지는 건지 거리를 두는건지를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거리가 생기고 있는건 확실합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이렇게 됐냐는 말에는 긍정과 부정의 의미는 없습니다. 그저 결과에 대한 원인을 생각해봤습니다.

 

2018년이 며칠이 남지 않았을 때 창업을 했습니다.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저때까지만 해도 제 삶은 흘러갈 뿐 제가 적극적으로 노를 젓지 않았습니다. 노는 저었지만 바람따라 파도따라 흘러가며 유유자적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창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퇴사 후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알고 지냈던 지금 가게의 건물주인분에게 연락이 와 건물 1층이 비었는데 와서 영업해볼 생각이없냐고 물었습니다. 고민은 됐지만 인테리어도 돼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큰 돈 들이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라 노느니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여러 과정들을 거쳐서 오픈을 하게됐고 아르바이트생들도 뽑았습니다. 6명을 뽑는데 216명이 지원을 했고 면접을 거의 스무명은 본 것 같습니다. 처음해보는 장사였기 때문에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뽑고 싶어서 경력자 위주로 뽑다가 그럼 신입은 어디서 경험을 쌓냐는 말이 떠올라 경험없던 고등학교2학년도 한 명 뽑았습니다.

 

내가 아르바이트생이라도 일하고 싶은 가게를 만들고 싶었고 잘해줘야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지금도 변치 않는 마음이지만 당시엔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마인드 보다는 여기서 일하는 직원마인드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최대한 배려하고 지킬건 지켜야겠다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배려가 방종을 불렀습니다.

 

모든 배려가 방종을 불러일으키진 않습니다. 하지만 과한 배려는 사람의 마음을 흐트러트리기도 합니다. 그들의 입장을 더 크게 생각하고 나를 쉽게 생각했더니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나쁜 사람이라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저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렇게 하는게 더 쉬운길이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서 있었던 일들을 다 말할 순 없지만 대표적인 사례만 들자면, 네가 당장 그만둬도 그것 때문에 내가 겪어야할 일들은 내 일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더니 얼마 후 사장님이 사장님은 힘들어도 된다고 하시지 않았냐며 당장 그만두겠다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져서 친하게는 지내려고 하지만 일방적으로 주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나부터 나를 소중히 생각하고 보호하려해야 상대방도 내 존재를 소중하게 여깁니다. 우리는 모두 소중합니다. 너도 소중하고 나도 소중하니 서로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고 말합니다.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친하긴 하되 쉽지는 않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거리를 좁히고 싶은 욕심은 버리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참아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