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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카의 대표브랜드 타미야

어렸을적 미니카가 유행이었을 때 트랙에서 빨리 달릴 수 있는 미니카를 가지고 놀았다. 블랙모터니 골드모터니 하며 당시에는 큰돈이었던 오천원이라는 돈을 주고 모터를 바꾸기도 했다. 속도가 빨라 트랙에서 돌리다가 제속도를 못이겨 트랙 밖으로 튕겨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단점이 있었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짧지만 경사가 꽤 있는 언덕위에 있었고 나는 미니카를 그 언덕위로 올리고 싶었지만 힘이 모자라 언덕을 올라갈 수 없었다. 몇 번을 시도해 봤지만 결과는 계속 같았다. 친구가 가지고 놀던 트럭 장난감은 느리지만 언덕을 올라가는데엔 문제가 없었다. 당시에는 내 미니카는 이렇게 빠른데 왜 언덕을 못올라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부족한 토크때문이라는걸 안다.

 

친구의 미니카는 이런 트럭이었다

 

예전에는 내가 갖고 놀던 미니카처럼 빠르게 이뤄지는 삶을 살았다. 내가 했던 시도들이 실패했던 기억이 없다. 이루고 싶은걸 이루고 싶은 기간안에 이뤄냈다. 생각해보면 큰 도전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저 시키는대로 하면 잘 될 수 있던 것들이었다. 학원에서 가르쳐준대로 열심히 하면 학교 성적은 나왔고 뒤늦게 시작한 재수생활도 학원에서 가르쳐준대로 하니 많은 사람들이 놀랄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업을 몇 번 바꾼 후 차린 내 가게를 운영하며 결과를 얻는 방법은 옛날과는 달랐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고 가르쳐준다해도 수 많은 방법이 있어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할지도 모르는 지경이다. 일년 짜리 수능과는 차원이 달랐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를 장기레이스가 펼쳐진 것이다. 이럴땐 가볍고 빠른 스포츠카같은 삶이 아니라 묵묵히 언덕을 오르던 트럭처럼 살아야하는구나 생각이 든다. 정도를 지키며 우직하고 묵묵하게, 고속도로에서도 속도제한이 걸려있어 빨리 달릴 수는 없지만 주위의 충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거운 짐을 품고 가는 대형트럭처럼 꾸준히 갈길을 가는게 느리지만 가장 빠른길이 아닐까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싶다.